제주에서도 대문이 없는 집은 흔치 않다.
그래서, 기울어진 아침 햇빛은 마당 깊은 곳 까지 스며든다.
깨끗한 흰 벽과 붉은 동백꽃이 정겹다.
@함덕
Konica A4 / portra160 / Jeju / 2022
제주에서도 대문이 없는 집은 흔치 않다.
그래서, 기울어진 아침 햇빛은 마당 깊은 곳 까지 스며든다.
깨끗한 흰 벽과 붉은 동백꽃이 정겹다.
@함덕
Konica A4 / portra160 / Jeju / 2022
가을 안개가 자욱한 이른 오전엔,
풍성했던 나뭇잎이 떨어진 나무들은 굵고 가냘픈 선들이 도드라져 보인다.
풍요롭던 여름의 자태는 사라지고 빈곤한 앙상함이 쓸쓸하기만 하다.
500cm / cf80 / tmax100 / Daejeon / 2021
혼잡한 자동차 전용도로 옆, 한적한 국도변에 오래된 가옥이 있다.
바로 옆에선 국가산업단지 공사가 분주한데
몇 년을 지나치는 동안 그 집에선 인적을 볼 수 없었다.
햇살이 좋은 아침이면, 그 집 대문 앞으로 볕이 아름답게 드는데
운전 중에 잠깐 스치는 그 모습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.
7월의 맑은 어느날 아침,
그 집 대문 앞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뒷좌석에서 낡은 카메라를 꺼냈다.
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며, 대문 앞에서 두 장의 사진을 찍고 난 뒤
빛바랜 붉은 대문을,
벽이 떨어져나간 추레한 흔적들을,
커다란 은행나무와 햇살로 그려진 그림자들을
우두커니 바라보다 뒤돌아 차로 향했다.
500cm / cf80 / portra400 / Sejong / 2021